공항이 주는 미묘함..

언제부터인지 공항에 가면 기분이 정말 묘합니다. 출국하러 갈 때도 그렇고 마중을 나가거나 배웅갈 때도 마찬가지고.. 어디론가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분위기가 자연스럽게 그렇게 형성되었는지 모르지만.. 알 수 없는 미묘한 감정에 빠져버리죠.

한 때 공항은 늘 즐거움만 가져다주는 곳이었습니다. 여행이건 출장이건.. 국내선이든 국제선이든.. 일단 어디를 간다는 것 그 자체가 좋았으니까요. 또 주변을 둘러봐도 맘껏 들떠서 떠나는 사람들만 보였고, 그 사이에서 퍼져나오는 생기로운 기운이 늘 주변을 감싸고 있었죠.

밖은 추운 겨울인데 '난 열대지방으로 간다'라고 선전이라도 하듯 해변가에서나 어울릴 셔츠에 반바지를 입은 사람을 보면서 키득거리기도 했고.. 별로 살 것도 없으면서 면세점에서 이것저것 구경하는 것도 좋았고.. 인천공항으로 바뀌면서 가끔 다리가 아파 불편하단 생각을 했지만 그래도 기분은 들뜬 상태를 유지했는데...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공항이 꼭 그런 좋은 느낌만 주는 건 아니더군요..
그리고 조금씩 잠시나마 헤어지는 사람들의 모습이 보이고.. 내 자신도 그 일부가 되어버렸죠.

오늘도 그런 하루였습니다...

공항에 도착하니 역시 떠나는 사람들로 번잡하고.. 잠깐이나마 마치 나도 어디를 가는 것처럼 들뜨기도 했었는데.. 배웅을 하고 돌아서니 왠지 맘이 그리 편하지는 않네요. 짧은 여정이지만 혼자 출국하게 만들어서 떠나는 사람에게 미안하고.. 잠깐이라도 다녀와야 할 것 같은 느낌에 괜히 한국에 있는 가족들이나 친구들에게 미안하고..

출국하는 사람들 중엔 새로운 곳을 향해 여행을 가는 사람들.. 집으로 돌아가는 사람들.. 일 때문에 마지못해 가는 사람들.. 일 때문이지만 그래도 좋은 사람들-한 때 내가 그랬듯.. 여러 사람이 있겠지만, 그 사이엔 알게모르게 마음이 천근만근인 사람들이 꼭 있을텐데... 왜 이제서야 그런 사람들이 느껴지는지...

그 동안 너무 가볍게만 살아왔었나... 공항이 주는 미묘한 감정을 다시금 느껴봅니다.

by allaround | 2005/04/07 08:43 | 2005 | 트랙백(2) | 덧글(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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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이오공감의 흔적 at 2005/04/08 12:42

제목 : 2005년 4월 8일 이오공감
미국에서 가장 섹시한 직업 랭킹 10  by A-Typical Salary.com에서 약 5천명을 상대로 가장 섹시한 직업을 설문 조사 했습니다. 오늘 아침 라디오 방송에서 이 이야기를 하더군요. 라디오 방송 진행자들은 5위 안에...칭찬 혹은 비판  by Noche 어떤 사람은 따갑고 날카로운 비판을 들었을 때 능률이 오르고 동기부여가 된다. 하지만 어떤 사람은 부드럽고 격려해 주는 말을 들었을 때 능률이 오르고 힘이...도메인 선점의 의미  by 위즈원얼마전 인터넷 활용에 능숙한 나이드신 분을 만날 기회가 있었다. 일본에서......more

Tracked from piccolo soff.. at 2005/04/09 08:23

제목 : 공항은 참 애매한 장소..
공항이 주는 미묘함.. 공항은 두개의 얼굴을 가진 곳입니다. 일단 사람들은 공항에서 두개의 느낌을 가지는 것 같습니다. 첫번째, 비행기를 탄다는 데에 대한 흥분감 플러스 어디를 간다는 것에 대한 흥분감.. 두번째, 가족성원을 두고 떠나야 한다는 섭섭함, 미안함, 그리움인 것 같습니다. 또한 공항이라는 것은 open 된 장소가 아닙니다. 적어도 2시간 전에는 표와 여권을 제시하고 출국심사대를 건너야 하는데 그것이 가족성원에게는 제한이 되어 있으니까요. 같은 교통수단인 기차는 아니지만 고속버스는 가족 성원이 멀리 멀리 ......more

Commented by 칼리 at 2005/04/07 08:49
공항.. 아무래도 다른 운송수단에 비해서 먼 거리를 떠나게
해주는 장소이니만큼 이별과 만남을 다른 곳보다 확연히
느낄 수 있는 장소인 것 같아요.
Commented by kris at 2005/04/07 11:00
돌아올 약속이 있는 떠남은 그래도 즐겁지요^^
어디론가 가고 싶은 요즘입니다. 서울의 봄바람은 콧속에 향기를 불어넣어 엉덩이를 들썩하게 합니다.
Commented by 동생~ at 2005/04/08 11:27
난 오빠 출국할 때 펑펑 울었자나~ㅋ 어제는 언니가 와서 집이 시끌시끌해졌어~ 오빠 심심해서 어째어째~~~아마도 엄마랑 언니는 부산 작은집에 당일로 다녀올지몰라~~~망네짝엄마가 언니 매우매우~보고싶어하거덩~~~난 시간이 않되고 기차값도 만만치않고~참참 창록오빠가 언니온다니깐 나한테 전화잘 안허던 오빠가 언니온단 소리에 빨랑 언니만날 준비하고 있을테니 전화달래~흐흐 적어도 2번 이상은 만날꺼래~~ㅋㅋ오빠도 왔음 좋을텐뎅~~언니랑 우린 잼있게 놀꺼당~~약오르징~~~~~히힛!!
Commented by 징소리 at 2005/04/08 13:10
저도 여자친구를 배웅하고 나면 혼자 뒤돌아서서 나오는 그 길이 얼마나 휑한지...
Commented by allaround at 2005/04/08 14:03
허걱.. 이오공감의 흔적이라니~ ^^;;;
Commented by allaround at 2005/04/08 14:10
칼리님/ 바로 저번에 인천공항 출국심사대를 빠져나가던 그 느낌과.. 이번에 밴쿠버공항에서 혼자 돌아오는 그 느낌은 정말 처음 느껴보는 그런 종류였죠..

kris님/ 서울은 날이 많이 풀렸나봐요~ 여기도 추운건 아닌데 아무래도 컨디션이 아직 정상이 아닌가봅니다..

동생~/ 집이 시끌시끌하다니 그거 참 듣기 좋은 얘기네~ ^^ 나만 쏙 빼고 다덜 무쟈게 좋은가보구만~~~

징소리님/ 주로 제가 떠나는 입장이었는데 이번엔 완전히 바뀌었죠.. 떠나는 맘도 편치 않지만 보내는 맘은 참 뭐라 표현하기조차 어렵더군요..
Commented by ECHO at 2005/04/08 20:51
몇년째 유학중인데 한국을 떠날때마다 부모님 두분만 쓸쓸하게 남기고 떠나야한다는게 안타깝고 불효하는것 같아 떠날때마다 우는 바보가 여기있습니다 ... on_ 공항에서 떠나기전의 긴장감이 너무 싫어요ㅜㅜ
Commented by allaround at 2005/04/08 23:29
ECHO님/ 가장 힘든 일 중 하나가 가족과 떨어지는 일인가봐요.. 긴장감이란 말이 많이 와닿네요..
Commented by 카코포니 at 2005/04/09 00:29
저는 공항 탑승게이트 근처의
예리할 정도로 투명한 유리들이 마음에 듭니다.
저는 혼자 떠날때 오히려 자유로운 행복감을 느끼곤 합니다.
떠남의 슬픔의 배웅하러 나온 남겨진 사람들에게 두고 떠납니다.
Commented by Minjung at 2005/04/09 06:15
공항은 이별을 상징합니다. 한국의 공항이든 미국 LAX든지...공항에만 가면 눈물이 납니다. 한국에서 여기 올 때도 많이 울었고, 한국에서 부모님이 오셨다가 다시 한국 가실 때도 많이 울었구요...비행기 소리만 들으면 눈물이 납니다. 부모님의 쓸쓸한 뒷모습에 아직까지 마음이 시립니다...
Commented by 엽땐수 at 2005/04/09 19:59
어제 다시 로마로 오는 공항은 제겐 참 우울한 곳이었습니다. 다른 분들은 관광차 로마로 가시더군요. 내게도 저런 시절이 올까 하는 생각이 잠깐 들더군요. 공항이 가지는 느낌.. 첫출장때 느꼈던 설레임과 이제 회사에서 선배라는 소리를 들으면서 사람들 데리고 나가는 공항은 사뭇 느낌이 다릅니다. 책임감으로 둘러쌓여 가게 되더군요.
하지만 지금 그런 느낌보다 공항이라는 곳의 느낌은 내가 돌아갈 곳을 다시 데려다 주는 곳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오네요..^^;
Commented by allaround at 2005/04/10 02:26
카코포니님/ 떨어지는 순간은 힘들지만 분명 더 환한 앞날을 위한거라 믿어요! 근데 문득 떠올려보니 공항의 유리들은 늘 시원스러웠던 것 같네요.

Minjung님/ 가족이 떨어져 지내는 건 정말 힘든 일인 것 같아요. 한 동네에 다 모여살게 되면 좋겠단 욕심을 요즘 계속 부려봅니다.. 차근차근 준비를 해보려구요..

엽땐수님/ 전에 일 때문에 출장다닐 땐 기를쓰고 짬을 내서 여행을 했던 생각이 드네요.. 약간 스릴 비슷한 것도 느껴지더라구요~ ^^; 한 2주 후에 다시 공항에 갈텐데.. 이리 오는 사람의 맘 속엔 그래도 기다리는 누군가가 있단 생각으로 공항이 좀 가볍게 느껴지게하려구요..
Commented by 짝은앙마 at 2005/04/11 00:54
공항.. 무지 행복한기억..
아니면.. 무지 울었던기억..
무지하게 설레이던기억.. 뿐..
끝.. 이예요..
이런걸 많은 느낌이라.. 하던가요..? (..)?
Commented by allaround at 2005/04/12 01:17
짝은앙마님/ 좋은 느낌이건 아님 그 반대건 아주 강한 느낌을 주는건만은 확실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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